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해서 주택을 산 20~30대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사상 처음으로 단행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종전 1.75%에서 2.25%로 올랐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회의가 끝난 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은 높은 수준이었고 주가도 PER(주가수익비율)이 15까지 올라가는 높은 수준이었다”며 “금리 상승 국면을 통해 (자산 가격이) 조정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금리를 올리면 부동산 가격, 주식 가격은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현재 경제 상황을 진단하고 미래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면서, ‘영끌족’을 포함한 청년층을 향해 메시지를 전했다.
이 총재는 “지금 20~30대는 경제생활을 시작한 후 한 번도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적이 없는 분들”이라며 “집을 살 때 연 3% 이자로 돈을 빌리면 그 금리 수준이 평생 갈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현재 경제 상황을 보면 그런 가정이 변할 수 있는 상황이고, 높은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갈 것인지 불확실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는 금리가 0%대나 2~3% 수준에서 장기적으로 머물 것이라는 가정하에 경제활동을 하는 것보다는,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은행 대출 금리도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저금리 시절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을 무리해서 받은 영끌족의 이자 부담이 많이 증가하게 됐다.
한은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50%포인트 오를 때 가계의 대출 이자 부담은 연간 6조4000억원, 1인당 이자 부담은 연평균 32만2000원이 추가로 불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