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류 저감 종합 계획 “달면 뱉으세요”…설탕과의 전쟁

최희진 기자

‘쿡방 열풍’ 과다 섭취 유도

교내 커피 판매 금지 추진 “하루 열량 10% 이내 목표”

정부가 당류의 1일 적정 섭취기준을 신설하고, 가공식품으로 섭취하는 당을 하루 열량의 10% 이내로 묶는 것을 목표로 세우는 등 ‘설탕과의 전쟁’에 나섰다.

해마다 증가하며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한국인의 당류 섭취량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당류 저감 종합계획’을 이같이 수립·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보건의 날’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행사장 앞에 설치된 당분섭취량 측정 모니터로 음식물의 당분량을 확인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보건의 날’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행사장 앞에 설치된 당분섭취량 측정 모니터로 음식물의 당분량을 확인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식약처는 2020년까지 가공식품으로 섭취하는 당을 하루 섭취 에너지의 10% 이내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루 2000㎉를 섭취하는 성인에겐 200㎉에 해당되는 양인데, 당으로 환산하면 50g이다. 무게 3g인 각설탕 16~17개 정도다.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은 2013년 기준 평균 44.7g으로 아직 양호한 편이지만 2010년(42.1g)과 비교하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12~18세(81.4g)와 19~29세(80.9g)는 적정 기준을 초과해 섭취하고 있다. 당류를 많이 섭취한 사람은 적정량을 섭취한 사람보다 비만과 고혈압 발생 위험이 각각 39%, 66% 높다.

최근 1~2년간 ‘쿡방’ 열풍을 타고 외식사업가 백종원씨가 설탕을 많이 넣는 조리법을 소개하면서 당류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당 섭취량이 늘어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 당류 저감 종합 계획 “달면 뱉으세요”…설탕과의 전쟁

식약처는 소비자들이 당류를 줄인 식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식품에 당류의 ‘%영양성분 기준치’ 표시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영양성분 기준치는 제품에 들어 있는 당류의 양이 1일 기준치 중 몇 %에 해당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이를 위해 식약처는 다음달 ‘식품 등의 표시기준’을 개정해 당류의 1일 섭취 기준치를 신설할 계획이다. 올해 10월에는 식품업체들이 ‘당을 줄인’이나 ‘저당’ 등의 표현을 식품 표시와 광고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다.

또 대체감미료 등의 사용 가이드를 마련하고, 당류를 줄인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의 운영모델도 개발한다. 전국의 커피전문점에는 음료·디저트의 당류 함량 정보를 자율적으로 표시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올해 9월 어린이식생활특별법을 개정해 학교 내 자판기에서 커피를 판매할 수 없도록 하고, 어린이들이 많이 먹는 슬러시·빙수·샌드위치·토스트 실태조사도 벌일 계획이다. 조사 결과 열량이 높고 영양이 낮은 식품은 학교 매점에서 판매할 수 없도록 법령을 개정하게 된다. 요리 전문가와 공동으로 당을 줄인 조리법도 개발·보급할 계획이다.

손문기 식약처장은 “영국은 설탕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한국은 당류 섭취량이 아직 정부 가이드라인 이내에 머물고 있어 설탕세 도입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가 증가하고 있어 선제적으로 섭취량을 관리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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