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노동자 빈소에 ‘빵’ 보낸 SPC

유선희·김태희 기자

비상식적 대처에 공분 확산

사측 “관례대로 경조사 지원”

경찰·노동부, 평택공장 압색

경찰이 20일 SPC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숨진 20대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에스피엘(SPL) 평택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평택경찰서 전담수사팀은 이날 고용노동부와 함께 SPL 제빵공장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공장의 근무 수칙, 자동방호장치 부착 여부 등에 관련한 각종 문서와 자료 등을 확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 6시20분쯤 SPL 냉장샌드위치 공정에서 노동자 A씨(23)가 소스 혼합기에 몸이 끼여 숨졌다.

노동부 경기지청은 이번 사망사고 기인물인 혼합기에 끼임 방호장치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가 없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안전보건관리책임자가 산업안전보건법에 규정된 안전조치 의무를 준수했는지 여부를 살펴볼 방침이다.

경기지청은 “지난 4월 SPL 공장에서 발생한 2건의 끼임 부상사고 이후 동종·유사 재해의 재발방지대책이 적법하게 수립·이행됐는지 등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확보 의무 이행 여부 규명에도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노동부는 지난 18일 SPL 대표이사를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사고 직후 SPC는 A씨 빈소에 파리바게뜨 빵을 보내는 등 부적절한 대처로 비판을 받고 있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SPC는 지난 15일 A씨 빈소에 파리바게뜨 빵이 담긴 상자 2개를 놓고 갔다. 상자는 지난 16일 A씨의 유족이 빈소에서 발견했다. SPC 사측이 직원 경조사 지원품(답례품) 명목으로 두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상자 안에는 땅콩크림빵과 단팥빵이 담겨 있었다.

SPC 관계자는 “직원이나 그 가족이 상을 당해 빈소가 차려지면 회사 방침에 따라 그동안 해온 것처럼 경조사 지원품으로 제빵 회사니까 빵도 보낸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다른 회사에서 수저나 종이컵을 제공하듯이 관행대로 한 것”이라며 “세심히 신경썼어야 하는데 챙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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