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갑상선암을 ‘착한 암’이라고 했나요?

김태훈 기자

미분화 갑상선암, 전체 갑상선암의 1%

갑상선 유두암과 달리 장기 전이 빨라

치료 않으면 3개월 이내 사망할 수도

새 치료전략 찾아 생존기간 연장 기대

누가 갑상선암을 ‘착한 암’이라고 했나요?

가장 어려운 암으로 꼽히는 ‘미분화 갑상선암’을 치료할 새로운 전략이 나왔다. 효율을 높인 새 항암제가 개발되면 현재 평균 1년 미만인 환자 생존기간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세대 의대 의생명과학부 황성순 교수와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김석모·윤혁준 교수 연구팀은 미분화 갑상선암이 기존 항암제 치료에 높은 저항성을 보이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진은 유전체 분석을 통해 암세포의 대사 과정을 관장하는 핵심 효소를 찾아내 억제하면 치료 효과가 높아진다는 점을 입증했다.

미분화 갑상선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1% 미만을 차지한다. 가장 흔한 갑상선 유두암과 달리 주변 장기로 빠르게 전이되기 때문에 치료하지 않으면 3개월 이내 사망할 수 있다. 치료를 받아도 1년 이상 생존율이 약 20%에 불과하다. 항암제에 대한 암세포의 저항성이 높아 치료에 어려움이 컸다.

연구진은 미분화 갑상선암에 대한 유전체 분석에서 암세포가 주요 영양분으로 사용하는 글루타민을 분해하는 효소가 높은 비율로 나타난다는 점을 확인했다. 암세포가 이 글루타민분해효소(GLS)를 이용해 세포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의 상당량을 공급받았다. 연구진은 이 GLS 효소를 억제해 암세포의 영양공급을 막으면 항암제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측과 달리 미분화 갑상선암에서는 암세포가 여전히 살아남는 모습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미분화 갑상선암이 ‘단일탄소 대사기전’을 활용해 생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기존의 글루타민분해효소 저해제(BPTES)와 함께 단일탄소 대사기전의 핵심 효소를 억제하는 저해제(CBR-5884)를 투여하는 동물실험을 했다. 그 결과, 암세포에서 유지되던 활성산소들의 균형이 무너져 세포의 사멸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관찰됐다. 항암 효과는 기존의 단일 항암제 사용 때보다 약 50%가량 향상됐다. 또 추가 연구를 통해 갑상선 유두암에서 미분화 갑상선암으로 암이 진행될수록 암세포의 단일탄소 대사기전 역시 강화된다는 점도 확인했다.

황성순 교수는 “해외에선 글루타민 분해 및 단일탄소 대사기전을 억제하는 신약개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단일탄소 대사기전이 암세포가 항암제에 저항하는 가장 주요한 요인임을 밝혀냈으므로 이를 제어하는 신약개발 후속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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