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스라엘 지지 잃고 있다”…개전 후 최대 수위 경고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무차별적 폭격”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잃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공습으로 악화된 국제여론을 환기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강력 경고한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이 전쟁 이후 가자 통치방안으로 제시한 ‘두 국가 해법’을 공개적으로 거부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 간 입장차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미국, 유럽 등 세계 대부분이 이스라엘을 지지해왔지만 무차별적 폭격으로 인해 이스라엘은 그런 지지를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네타냐후 총리 내각을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보수적인 정부”라면서, 그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별도 국가 공존을 의미하는 “두 국가 해법에 근접한 어떤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지난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가장 높은 수위의 경고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세계 지도자나 인도주의 단체들이 이스라엘에 대해 가하는 비판을 처음으로 직접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를 ‘비비’로 부른 바이든 대통령은 “그는 나의 좋은 친구이지만,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네타냐후 내각의 몇몇 인사들이 “하마스만이 아닌 팔레스타인 전체를 대상으로” 보복하려 한다고도 비판했다. 다만 “유대인과 독립적인 유대국가로서 이스라엘의 안보가 문자 그대로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굳건한 지지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가자지구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못박은 이후에 나왔다. 이는 전쟁 종식 이후 PA가 가자지구 통치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미국의 계획에 정면으로 반하는 입장이다. 미 언론들은 전쟁 발발 이후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사이의 긴장이 가장 직접적으로 표출됐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연설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은 ‘하마스 이후’에 관해 계속 대립하고 있다”면서 “나는 이스라엘이 오슬로의 실수를 반복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립에 합의한 1993년 오슬로 협정을 거부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또 가자는 “‘하마스탄’도 ‘파타스탄’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하마스는 물론 요르단강 서안지구 일부를 통치하고 있는 PA의 주축인 파타당이 주도하는 독립국가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긴장 속에 바이든 대통령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이번주중 이스라엘로 급파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설리번 보좌관이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공약과 가자지구 민간인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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