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빵 남아돈다···“SPC 간판만 봐도 마음 불편, 불매운동 동참”

정유미 기자
유명 온라인몰에서 할인 판매중인 포켓몬빵

유명 온라인몰에서 할인 판매중인 포켓몬빵

서울 대치동에 사는 주부 신모씨(45)는 초등 6학년생 아들에게 사주던 포켓몬빵을 더 이상 사지 않기로 결심했다. 최근 20대 노동자 기계 끼임 사망사고에 파리바게뜨와 던킨 등 동네에서 SPC브랜드 간판만 봐도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신씨는 “띠부실(스티커)을 모은다고 약 10개월간 포켓몬빵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편의점을 찾아다녔다”면서 “SPC의 비인간적인 처사에 이번 만큼은 불매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줄을 서도 구입하기 힘들던 포켓몬빵마저 ‘SPC 불매운동’에 된서리를 맞고 있다. 파리바게뜨 등 프랜차이즈는 물론 대형 마트와 편의점, 온라인몰까지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품절 대란’을 빚었던 포켓몬빵까지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올 겨울 시즌을 겨냥해 대량으로 포켓몬빵을 확보해온 유통사들은 기획행사와 신제품 마케팅을 전면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포켓몬빵은 SPC그룹 계열사 SPC삼립이 올해 2월 출시한 제품으로 ‘띠부띠부씰’(뗐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 수집 열풍에 품귀현상까지 빚은 히트 상품이다. 한 달에 약 130억원씩 팔리는 포켓몬빵 인기에 힘입어 SPC삼립은 올해 2분기 최초로 매출 8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사망사고 이후 ‘#SPC불매’ ‘#멈춰라SPC’ 등 해시태그 업로드와 함께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포켓몬빵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실제 A대형마트는 지난달 15∼31일까지 포켓몬빵 매출을 알아본 결과 10월15일 사고 이전(9월 28일∼10월14일)에 비해 10%가량 감소했다. A대형마트 관계자는 “1인 1개씩 한정 판매하던 포켓몬빵이 요즘은 남아돈다”면서 “SPC제품은 절대 사지 않겠다는 고객들의 목소리가 매장 곳곳에서 들려올 정도”라고 말했다.

포켓몬빵 열풍을 주도한 편의점에서도 SPC삼립 매출이 감소하기는 마찬가지다. B편의점의 경우 같은 기간 SPC삼립 상품 매출이 3~4%가량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사고 전 포켓몬빵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0∼30%씩 신장했지만 사고 후 급격히 줄었다”면서 “줄을 서도(오픈런) 사지 못해 포켓몬빵이 남아있냐고 온종일 문의하던 고객들도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온라인몰은 SPC 불매운동 확산에 포켓몬 신제품 기획행사를 취소하는 분위기다. 통상 온라인몰의 경우 사업자들이 개별적으로 입점해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만큼 기프트콘 등 대형 프로모션을 펼쳐야만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C온라인몰은 사고가 나기 전 포켓몬빵 신제품 물량을 대량으로 확보해 11월초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었지만 전격 취소했다. C온라인몰 관계자는 “올들어 포켓몬빵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만큼 신제품을 박스단위로 판매하기 위해 어렵게 물량을 확보했는데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D인터넷몰 관계자는 “포켓몬빵이 SPC삼립 제품인지 잘 모르는 경우도 있어 아직은 매출 추이와 고객반응을 살피고 있다”면서 “다만 SPC 측과 11월 초 신제품을 대거 선보이기로 했는데 이달 말이나 12월로 프로모션을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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