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시위에도 ‘무정차 통과’ 없었다···서울시 대책에 “시민과 장애인 갈라치기” 반발

전지현 기자

전장연 “시민 불편하게 해서 무거운 마음”

“국회서 장애인 권리 보장 예산이 통과돼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더 하지 않게 해달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지난달  21일 서울 용산구 지하철 삼각지역에서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을 요구하며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지난달 21일 서울 용산구 지하철 삼각지역에서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을 요구하며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서울시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시위에 ‘무정차 통과’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첫날 지하철은 정상 운행됐다. 장애인 권리보장 예산 반영을 촉구하며 출근길 선전전에 나선 전장연 활동가들은 서울시 대책에 대해 “시민과 장애인 갈라치기”라며 반발했다.

전장연은 13일 오전 8시부터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서울역, 서울역~사당역, 사당역~삼각지역 구간에서 출근길 시위를 이어갔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시위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민 여러분을 불편하게 해서 무거운 마음”이라며 “15일 국회에서 장애인 권리를 보장하는 예산이 통과돼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더 하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전장연은 서울시의 지하철 무정차 통과 검토를 ‘갈라치기’라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불편함을 일으켜 시민과 장애인을 갈라치려는 것”이라며 “이미 장애인들은 이동권 문제에서 무정차였다”고 했다. 현장에 나온 활동가들은 ‘어차피 비장애인 열차는 장애인 권리를 무정차로 지나가지 않았는가’라고 적힌 스티커를 휠체어와 손팻말에 붙이고 있었다.

무정차 통과 검토에 대한 시민들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삼각지역을 출발해 합정역으로 향하던 이태훈씨(28)는 “무정차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원래 출근이 일러서 영향이 없어 다행”이라고 했다. 김경희씨(51)는 “인권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지만 출근 때마다 불편하기도 해서 (시위에 대한) 마음이 반반”이라고 했다. 김씨는 오전 7시40분쯤 ‘무정차할 수 있다’는 안내방송을 듣고서야 서울시의 무정차 통과 검토 소식을 처음 접했다고 했다. 직장인 이모씨(35)는 “무정차하게 되면 시민들이 너무 힘들 것”이라며 “사업하는 사람들은 1분1초 시각을 다투며 일하기도 하는데, 열차가 제 장소에 서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했다.

이날 전장연은 고의로 승·하차를 반복하는 열차 지연 행위는 하지 않았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삼각지역 기준 상선 7분, 하선 10분 열차가 지연됐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무정차 통과는 시민 불편을 일으킬 수 있어 최소화하려는 방침”이며 “무정차 기준이 따로 있기보다 현장 파악과 실시간 보고를 거친 후 관제실에서 판단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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