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스라엘에 ‘지상전 연기’ 요구 안해···전쟁법 준수해야”

이윤정 기자

“이스라엘, 자국민 학살 대응 권리 있어

무고한 민간인 보호에도 최선 다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앤서니 앨버리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앤서니 앨버리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과 관련, 이스라엘의 대응 권리를 재차 확인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에 힘을 실으면서도 전쟁법 준수와 민간인 피해 최소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스라엘에 폭격 중단이나 휴전을 촉구하지는 않으면서 민간인 보호를 요청하고, 분쟁의 확대를 경고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무조건적 지원을 약속하는 등 미국이 상충하는 목표 사이에서 모순적인 발언을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앤서니 앨버리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하마스의 잔인한 파괴 행위 이후 이스라엘 국민이 느끼는 분노는 완전하게 이해가능하다”면서 “이스라엘은 자국민 학살에 대응할 권리와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스라엘이 테러리스트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는 데 필요한 것을 갖출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는 민간인 뒤에 숨어 있으며 이는 비열하고 비겁한 행동”이라면서 “이는 하마스를 쫓는 이스라엘에 추가적인 부담이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스라엘이 전쟁법을 준수해 작전을 수행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이스라엘은 무고한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일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과 관련해서는 “미국인을 포함해 인질들의 석방을 위해 파트너들과 24시간 노력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인질 석방을 위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지상전 연기를 요구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오(No)“라고 답한 뒤 ”사람들을 안전하게 구출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것이 그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문제는 그들을 구출할 방법이 있느냐 없느냐인데 구출할 수 있다면 구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팔레스타인의 인명 피해 발표와 관련,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에 대해 팔레스타인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팔레스타인이 쓰는 (인명 피해) 수치에 대해 확신이 없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 공격 전인) 10월 6일 이전의 현상 유지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 이는 또한 이 위기가 끝나면 그 다음 단계에 대한 비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그것은 두 국가 해법이며 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역내 파트너 등 모든 당사자가 평화로 향한 길로 가기 위해 집중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분쟁을 종결하기 위해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해 이스라엘과 공존하도록 하는 방안을 말한다.

그는 또 “나는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공격하는 극단주의 (이스라엘) 정착민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는 중단돼야 하며 그들에게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의 개입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과 관련, 미군이 9·11 테러 이후에 중동 지역 내 주둔하고 있다고 거론하면서 ”아야톨라(이란 최고지도자)에 대한 나의 경고는 만약 그들이 이 군대에 대항해 움직일 경우 우리는 대응할 것이며 그는 이에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미국의 이 같은 입장이 서로 모순되며 목표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자지라는 “미국은 확전 가능성을 경고하면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지만, 이는 서로 상충하는 두 가지 우선순위 목표”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확전을 우려해 이스라엘에 자국 군대를 파견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그러는 한편으로 중동에서 군사 주둔을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 군사 고문을 이스라엘에 파견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던’(DAWN)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담당자인 아담 샤피로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에 대한 전적인 지지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명확한 목표가 없는 것 같다”면서 “현실적이지 않은 목표를 염두에 두고 불분명한 임무를 시작하는 것은 어리석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알자지라는 “미국은 갈등 확대를 원치 않는다면서 이란의 헤즈볼라 지원을 두고도 설전을 주고받았다”면서 “지금은 충돌이 억제돼 있지만 빠르게 확산될 불씨가 상존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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