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에 시달린 시리아, 지진으로 콜레라 확산까지 우려

정원식 기자
12일(현지시간) 시리아 알레포에서 한 남성이 지진으로 파괴된 건물들 앞에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시리아 알레포에서 한 남성이 지진으로 파괴된 건물들 앞에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으로 지난해 9월부터 시리아 북부에서 확산 중인 콜레라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알자지리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지진 같은 재난이 발생하면 수도 등 인프라가 손상되고 이재민들이 좁은 임시 대피소에 밀집하게 되기 때문에 콜레라나 티푸스 같은 질병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시리아 북부 지역에서는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콜레라가 재확산하고 있다. 2011년 이후 지속된 내전으로 관련 인프라가 파괴되면서 유프라테스강 유역의 식수가 오염되고 북부 지역에서 극심한 물 부족이 발생한 것이 콜레라 재확산의 원인으로 꼽힌다.

유니버시티칼리지오브런던 재난보건학과 일란 켈만 교수는 알자지라에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질병이 이미 존재했던 경우가 아니라면 쉽사리 확산하지 않는다”면서 “시리아에는 이미 콜레라가 퍼지고 있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튀르키예까지 번질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1월18일 기준 시리아 내 콜레라 환자 7만7500명 가운데 절반 가량이 이번 지진 피해가 집중된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서 나왔다. 환자 가운데 18%는 시리아 난민촌에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소통담당관 에바 하인스는 “시리아는 지진이 일어나기 전부터 식량위기, 보건의료 시스템 붕괴, 깨끗한 물 부족, 열악한 위생 등으로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었다”면서 “시리아 주민 절반 이상이 안전하지 않은 식수원에 의존하고 있어 콜레라처럼 빠르게 퍼지는 수인성 질병에 취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군 통제 지역에서 활동 중인 국경없는의사회의 시리아·튀르키예 프로그램 담당 이사 마르크 샤칼은 반군 통제 지역에 있는 37개 보건의료 시설이 지진으로 파괴되고 20개는 운영이 전부 또는 일부 중단된 상태라면서 지진으로 인해 장기질환자에 대한 치료도 중단됐고 정신질환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고 말했다.

콜레라에 지진까지 겹친 열악한 상황이지만 시리아 정부와 반군의 대립으로 시리아에는 국제사회의 도움이 거의 닿지 못하고 있다. 샤칼은 “튀르키예는 국제구호와 각국 구조팀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시리아는 소외되고 있다”면서 “일부 구호품이 도착하고 있으니 지진이 발생한 지 이미 6일째다. 외부 지원 없이 우리 힘만으로 모든 일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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