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전방·일신방직터에 ‘초고층 설계작’ 택했다

고귀한 기자

한 달 전 층수제한 폐지 이은 행보에 시민단체 “난개발 우려”

광주광역시가 건축물 층수 제한을 폐지한 데 이어 옛 전방·일신방직 터 개발 설계 공모 당선작으로 호텔 등 초고층 건물 다수가 밀집된 작품을 선정했다.

22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시는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 개발을 위한 국제지명초청 마스터플랜 설계 공모 당선작으로 어반 에이전시(덴마크)의 ‘모두를 위한 도시’를 최종 선정했다.

‘모두를 위한 도시’는 도보나 자전거로 15분 이내 생활기반에 접근할 수 있는 ‘15분 도시’라는 개념을 앞세웠다. 내부순환로를 통해 주요 거점시설을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조감도에 각 건축물의 높이와 층수 등은 적시돼 있지 않다. 다만 보행로 위주의 한정된 공간에 초고층 빌딩 10여채가 들어서 있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에 들어선 공장이 있는 이 일대에는 호텔이나 컨벤션 시설로 쓰일 랜드마크 타워, 현대백화점그룹이 추진하는 복합쇼핑몰 ‘더현대 광주’, 4000여가구 규모 주상복합건물 등이 제안된 상태다.

개발은 광주시와 사업자 휴먼스홀딩스피에프브이가 도시계획 사전협상 방식으로 추진한다. 광주시는 일반 공업지역을 일반 상업, 준주거, 2종 일반주거, 자연 녹지 등으로 변경하고 사업자는 그에 따른 땅값 상승분의 40∼60%를 공공 기여 형태로 내놓는 방식이다.

광주시는 설계공모 당선자에게 랜드마크 타워의 계획설계권을 부여하고 나머지 각 건축물의 설계는 별도의 심사 절차를 거쳐 진행한다. 개발 완공 시점은 2027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수익성 난개발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광주시는 조망권 확보와 고층 아파트 난립을 막기 위해 2021년 7월부터 규제했던 상업지역 40층, 주거지역 30층 등 건축물 층수 제한을 지난 2월 폐지했다.

기우식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얼마나 높은 건물들이 들어설지는 미지수지만 조감도로 봤을 때 고층 건물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2년 만에 건축물 층수 제한을 폐지한 것은 전방·일신방직에 고층 건물을 짓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조감도는 기본 밑그림일 뿐”이라며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에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지 여부는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층수 제한이 없어도 바닥 면적에 따른 용적률·건폐율에 따라 건축물 높이를 제한할 수 있기 때문에 세부 계획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Today`s HOT
홍수 피해로 진흙 퍼내는 아프간 주민들 총선 5단계 투표 진행중인 인도 대만 라이칭더 총통 취임식 라이시 대통령 무사 기원 기도
이라크 밀 수확 안개 자욱한 이란 헬기 추락 사고 현장
2024 올림픽 스케이트보드 예선전 폭풍우가 휩쓸고 간 휴스턴
연막탄 들고 시위하는 파리 소방관 노조 총통 취임식 앞두고 국기 게양한 대만 공군 영국 찰스 3세의 붉은 초상화 개혁법안 놓고 몸싸움하는 대만 의원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