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추장스러운 당원직 이탈하길”
여당 내 대통령 탈당 요구는 처음
홍준표 “감히 대통령 탈당 요구”
함운경 국민의힘 서울 마포을 후보는 1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요구한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남은 9일 동안 공정한 선거관리에만 전념해달라”며 “그렇게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할 것 같으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주기를 정중하게 요청한 바”라고 밝혔다. 여당의 4·10 총선 후보 중에서 대통령 탈당 요구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당내에서는 함 후보 주장에 대한 반발이 나오는 등 여권이 자중지란에 빠지는 모습이다.
함 후보는 이날 윤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마칠 즈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늘 대국민담화는 한 마디로 쇠귀에 경 읽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말로는 의료개혁이라고 하지만 국민의 생명권을 담보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의료개혁을 누가 동의하겠나”라며 “저는 이제 더이상 윤 대통령에게 기대할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함 후보는 “지난달 29일 저를 비롯한 국민의힘 체인저벨트 후보자 일동은 윤 대통령에게 결자해지 차원에서 직접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 나라 최고의 정치지도자라면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최고의 책무라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여전히 의대 증원에 대해 물러서지 않은 윤 대통령에게 대한 실망감을 표현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함 후보를 향해 “들어온 지 며칠 되었다고 감히 우리가 만든 대통령 당적 이탈을 요구하나”라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이날 SNS에 “근본없이 흘러 다니다가 이 당에 들어와서 주인행세 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 우리가 만든 대통령을 탈당 요구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시장은 “대통령 탓하며 선거하는 여당 후보치고 당선되는 거 못봤다”며 “선거지면 모두 보따리 싸야 할 사람들이 선거 이길 생각은 않고 대통령 탓할 생각으로 선거하면 그 선거는 절대 이길 수 없다”고 했다. 홍 시장은 “지더라도 명분을 갖고 지자”며 “역풍에 고개 숙여본들 사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이날 SNS를 통해 “등에 칼 들이대는 못된 버릇”이라며 “함운경은 들어온지 얼마 되었다고 가벼운 입을 함부로 놀리나”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함 후보를 비롯해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유승민 전 의원과 조해진 후보(경남 김해을)에게 “자중해라”라며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현장을 뛰어라. 그게 답이다 바보들아”라고 말했다.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SNS에 글을 올려 함 후보 등에 대해 “정말 비겁한 처신”이라며 “패배주의에 빠져 선거 이후의 행보를 획책하는 것 자체가 당원들에 대한 배신이자 유권자를 기만하고 선거판을 흔드는 행위”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