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기 원자로 취수구 균열
고농도 방사성물질 ‘콸콸’
40㎞ 밖 바다서 기준치 2배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방사성물질에 고농도로 오염된 물이 직접 바다로 흘러들어간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방사성물질 오염수가 직접 유입되면서 원전에서 40㎞ 떨어진 바닷물에서도 기준치의 2배에 달하는 방사성물질이 검출되는 등 해양오염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가 방사성물질 유출을 막는 데 수개월이 걸릴 가능성을 시사해 해수오염이 장기화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2호기 원자로의 취수구 부근 전기케이블 보관시설에서 길이 20㎝ 정도의 균열이 발견됐으며 이 틈을 통해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2일 발표했다.
오염수에서는 시간당 1000밀리시버트(mSv)가 넘는 고농도 방사선이 측정됐다.
전기케이블 점검용 보관시설은 깊이가 약 2m로 바닥에 10∼20㎝의 오염수가 고여 있는 상태다.
도쿄전력은 전기케이블 보관시설의 갈라진 틈을 콘크리트로 메우는 작업을 벌였으나 실패했고 수분 흡수력이 큰 고분자 폴리머 등 특수소재를 동원해 오염된 물이 흐르는 관을 막았으나 유출은 계속되고 있다.
또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이 제1원전에서 남쪽으로 40㎞ 떨어진 이와키시 앞바다의 바닷물을 조사한 결과 법정기준치의 2배에 달하는 ℓ당 79.4베크렐(㏃)의 요오드131이 검출됐다고 NHK가 보도했다. 이는 원전에서 바다로 고농도 오염수가 직접 유출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으며, 전문가들은 또 다른 균열로 갈라진 틈에서 오염수가 유출될 가능성도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호소노 고시 총리 보좌관은 기자회견에서 “적어도 수개월 내에 방사성물질이 누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혀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물질 누출 방지작업이 장기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또 “고농도의 방사성물질을 품고 있는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드는 것을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바다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조속히 조사해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쿄전력은 지난달 11일 대지진 직후 실종됐던 직원 2명이 1호기와 4호기의 터빈건물 지하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한 지난달 11일 오후 4시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