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100일’ 출근길 지하철 시위 재개한 전장연, 왜?

박하얀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은 17일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제3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진행하고 장애인권리예산 보장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박하얀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은 17일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제3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진행하고 장애인권리예산 보장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박하얀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째인 17일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재개했다. 대통령실에 ‘장애인 권리예산’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지만 아무 답변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30분쯤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장애인도 함께 살고 싶어서, 더는 죽고 싶지 않아서 출근길에 올랐다”며 “장애인 권리예산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체 활동가들은 오전 8시쯤 삼각지역에서 상행선을 타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방향으로 이동했다. 이 회장을 비롯해 박경석·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 등은 상복 차림에 ‘중증장애인 노동권 보장’ ‘발달·중증장애인 지역사회 24시간 지원체계 보장’ 등의 문구가 적힌 관을 끌고 탑승했다.

이후 이들은 다시 하행선을 타고 사당역으로 이동한 뒤 상행선을 타고 오전 10시40분쯤 삼각지역으로 돌아왔다. 이동 과정에서 서울역·충무로역 등 일부 역사에서 승하차 시위를 벌였다. 이로 인해 삼각지역 기준 상행선이 1시간 17분, 하행선이 1시간 20분 지연됐다.

일부 시민들은 고성을 지르거나 욕설을 쏟아냈다. 서울역에서는 한 남성이 이 회장이 열차에 타려고 하자 막아서며 “다음 것 타라. 못 비킨다. (장애인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라”고 소리쳤다. 한 시민이 “윤석열한테 가라”고 외치자 이 회장은 “공문도 수차례 보내고 어제도 다녀왔다. 용산 가서도 했지만 어떤 답변도 주지 않았다”고 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은 17일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제3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진행하고 장애인권리예산 보장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박하얀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은 17일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제3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진행하고 장애인권리예산 보장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박하얀 기자

단체 활동가들이 열차에서 승하차할 때마다 승강장에서는 “열차운행 방해 불법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다른 열차를 타시기 바란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역장들은 현장에 나와 형사처벌 가능성을 경고했고,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은 현장 채증을 했다.

전장연은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끝날 무렵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다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경석 대표는 “(대통령 기자회견) 전문이 나온 언론 기사를 보니 장애인의 ‘ㅈ’자가 안 보인다”며 “대통령께서 지지율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국민 숨소리도 듣겠다고 했는데, 장애인들은 무시당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은 소중하다. 응원한다’는 쪽지를 건넨 승객도 있었다”며 “오늘부터 지구 끝까지 장애인 권리를 찾아 출근길에 지하철을 탈 것을 선포한다. 삼각지역에서는 매일 삭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전장연은 지난 8일 대통령실에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을 촉구하는 서한문을 전달하고 이날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지하철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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