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스키 슬로프를 건설했던 강원 정선 가리왕산에서 다시 산사태가 일어났다. 환경단체는 산사태를 강원도가 올림픽 이후 복원을 미뤄 초래한 ‘인재’라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비로 인해 스키 슬로프가 무너지며 가리왕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가리왕산에서는 앞서 2018년 5월 시간당 30㎜ 수준의 비가 왔을 때도 산사태가 나 6가구가 대피했다.
이번 산사태로 흙이 쓸려 내려가며 스키 슬로프 아래에 매설돼 있던 수로, 전기선 등이 드러났다. 지점에 따라서는 깊이 최대 2m, 폭은 30m 정도 팬 곳도 있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스키장 슬로프의 원형이 사라져버렸다”며 “산사태로 계곡이 돼 버린 수준”이라고 말했다.
녹색연합은 스키장 시공 과정에서부터 오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가리왕산 스키 슬로프는 평균 경사각 27도로 경사가 급한데도 시공 당시 토양을 고정할 산지 재해공법을 무시했다”며 “스키장 공사과정에서 설계와 시공의 전 과정에서 토석류와 산사태에 대한 고려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산사태로 인근의 호텔도 위협받고 있다. 녹색연합은 “대형 산사태가 발생하면 토석류가 호텔까지 밀고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인명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대책은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녹색연합은 “가리왕산 전면 복원은 강원도가 직접 약속한 사항”이라며 “하지만 곤돌라 존치를 주장한 강원도는 가리왕산을 방치해왔고, 그 결과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원도는 생태 복원 계획을 즉각 실시하고, 환경부와 산림청은 복원의 관리·감독을 책임 있게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