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키운다더니···전국 자사고에 특수학급은 ‘단 1개’

김나연 기자

전국 자사고 1055개 학급에 특수학급 1개

외고·국제고·과학고는 1279개 중 0개

“다양성 키운다면서 특수학급·장애 학생 없어”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개혁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크게보기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개혁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자사고 35개교, 1055개 학급 중 장애 학생을 위한 특수학급은 단 1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고는 2373개교 중 절반 가까이에 특수학급이 설치되어 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교육부로부터 지난해 4월1일을 기준으로 한 ‘외고·자사고 등의 특수학급 및 특수교육대상자 현황’을 받아 분석한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전국 자사고 35개교 중 특수학급이 설치된 곳은 대전의 A고등학교 1곳뿐으로 설치 비율이 2.9%에 불과했다. 전국 일반고등학교 2373개교 중에는 1126개교(47.5%)에 특수학급이 있다. 외고(30개교)와 국제고(8개교), 과학고(28개교)에도 특수학급이 없었다.

특수교육대상자가 이들 학교에 진학하는 비율 또한 현저히 낮았다. 특수교육대상자는 외고 9명, 국제고 1명, 과학고 1명, 자사고 21명에 그쳤다. 재학생 1000명당 비율로 계산하면 외고 0.6명, 국제고 0.3명, 과학고 1.7명, 자사고 0.7명이다. 고등학교 전체에 재학 중인 특수교육대상자 비율은 1000명당 10.8명이다.

자사고와 외고, 과학고 등에 가장 많은 특수교육대상자가 재학 중인 지역은 서울이었다. 서울에는 총 17명이 외고(1명)·과학고(3명)·자사고(13명)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그러나 특수학급은 없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청 심사를 통한 특수교육대상자 배치 경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 학생은 입학전형을 거쳐 각 학교에 진학하거나 교육청에 심사를 요청해 배치되는데, 서울 지역에서 자사고 등에 진학을 희망하는 장애 학생은 개별적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

자사고·외고·국제고는 애초 2025학년도부터 폐지될 예정이었지만 윤석열 정부는 ‘다양성’을 들어 이를 뒤집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외고를 폐지할 이유가 없다”며 “기본적으로 학교는 다양하면 좋으니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정의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다양성을 키운다던 자사고에 특수학급과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거의 없다는 점은 씁쓸하다”며 “장애학생 교육기회 확대, 교육 다양성 측면을 짚어보고, 진입장벽이나 제도적 미비점이 없는지 살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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