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이스라엘 공격 가담…시리아 등 ‘이란 대리전’ 땐 최악

김서영 기자

하마스 “위대한 전쟁의 날” 서안·주변 아랍국에 동참 요청

헤즈볼라 “이 점령지에 로켓 쏴”…‘3차 인티파다’ 가능성도

국제사회 ‘평화’ 촉구하면서도 아랍권·서방 ‘상반된 입장’

<b>공격</b>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공격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b>침투</b>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카삼여단 대원들이 지난 7일(현지시간) 오토바이에 탄 채 가자지구-이스라엘 국경 철조망을 뚫고 이스라엘로 침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침투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카삼여단 대원들이 지난 7일(현지시간) 오토바이에 탄 채 가자지구-이스라엘 국경 철조망을 뚫고 이스라엘로 침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50년 만의 최악 사태로 치닫고 있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동 주변국으로까지 확산하리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하마스가 다른 아랍 국가들에도 봉기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실제로 어디까지 응답할지가 관건이다. 당장 이스라엘과 앙숙인 이란의 직접적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동참하면서 전쟁 개입에 나섰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이 이란의 ‘대리세력’(Proxy)으로 부르는 시리아, 예멘, 이라크 등의 무장세력까지 전쟁에 가담할지 관심이 쏠린다. 국제사회는 평화를 촉구하면서도 기존 갈등의 틈을 따라 둘로 갈라졌다.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이 개시 24시간 만에 ‘전쟁’ 수순으로 들어서면서 사태 여파가 이스라엘을 넘어 중동 역내 분쟁으로 번지는 ‘최악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하마스는 이번 작전이 지난 수십년 동안 당해온 잔혹행위에 대한 대응이라며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인과 주변 아랍 세력에 동참을 요청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모하메드 데이프 하마스 군사령관은 “오늘은 지구상 최후의 점령을 종식하기 위한 위대한 전쟁의 날”이라며 “총을 든 사람이라면 모두 꺼내 들어라. 때가 왔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텔레그램에 게시한 성명에서 “서안지구의 저항군과 아랍 및 이슬람 국가들”에도 들고일어날 것을 촉구했다. 하마스 최고지도자인 이스마엘 하니예는 전날 TV 연설에서 아랍권을 향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들은 가자지구에서 진행 중인 싸움을 요르단강 서안과 예루살렘으로 확대하려 한다. 싸움은 이제 시온주의자 당국(이스라엘)의 심장부로 향한다”며 확전 의사를 밝혔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서안지구에서는 제3차 인티파다가 촉발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티파다는 1987년부터 시작된 저항운동으로, 이스라엘로부터 자유를 얻기 위한 팔레스타인의 민중봉기를 일컫는다. 2차 인티파다 당시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3300명이 넘었다. BBC는 “점령된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 또는 그 외 다른 지역에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이 같은 부름에 귀를 기울일지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스라엘과 사실상 전쟁 상태를 유지해온 헤즈볼라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가담하면서 확전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이번 작전은 신의 후원을 받고 있으며 최종적인 승리를 약속한다”면서 지지를 선언한 헤즈볼라는 이후 레바논 및 시리아와 접경한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점령지 ‘셰바 팜스’에 여러 발의 로켓과 박격포를 쏜 뒤 배후를 자처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에 기반을 둔 시아파 이슬람 무장정파로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정규대원 1000명과 자원병 6000~1만명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남쪽 가자지구에 이어 북쪽 레바논에서도 공격이 이어질 경우 이스라엘은 사실상 전국적인 전쟁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조너선 파니코프 중동 국장도 “만약 헤즈볼라가 개입하면 이스라엘은 수십년간 경험해본 적 없는 전국적 전쟁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헤즈볼라처럼 이란 측 지원을 받는 예멘, 이라크, 시리아 등의 무장세력이 하마스의 공격에 동참하고 나설 경우 사태는 더욱 복잡하게 꼬일 수 있다. 이날 중동 전역에서는 이스라엘과 미국 국기를 불태우는 시위와 하마스 지지 시위가 벌어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집트에서는 경찰관이 이스라엘 관광객들을 향해 총을 쏴 이스라엘인 2명과 이집트인 1명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국제사회는 평화를 촉구하면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해선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아랍연맹(AL)은 “무장 대립을 중단하라”면서도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이스라엘의 정책은 지역 안정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전쟁 중단을 촉구하면서도 “우리는 팔레스타인 국민의 정당한 권리 박탈, 팔레스타인을 향한 (이스라엘의) 조직적 도발 반복으로 상황이 폭발할 위험이 있음을 거듭 경고해왔다”면서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이란의 라힘 사파비 고문은 “우리는 팔레스타인 전사들을 축하한다. 팔레스타인과 예루살렘이 해방될 때까지 이들 편에 설 것”이라고 반관영매체 ISNA를 통해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유럽 국가들은 하마스의 공격을 비판했다. 딜런 화이트 나토 대변인은 “테러는 자유사회에 대한 근본적 위협이며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긴급 연설에서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한다”면서 “우리는 결코 그들의 뒤를 지키는 일에 실패하지 않을 것이며, 이스라엘은 자위에 필요한 도움을 부족함 없이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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