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구진 ‘삼중수소’ 흐름 시뮬레이션…일, 4월 방류 계획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오염수를 태평양에 버린다면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4~5년 뒤에는 한국 근해에 도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정부 연구기관에서 나왔다. 일본 정부는 이르면 올해 4월 방사성 오염수 방류를 강행할 방침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진은 16일 제주에서 열린 한국방재학회 학술대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확산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일본이 연간 22조Bq(베크렐)에 이르는 삼중수소를 10년간 방류한다는 것을 전제로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삼중수소는 보통 수소보다 무거운 수소로 방사능이 나온다. 기술적 한계 때문에 일본이 보유한 ‘다핵종 제거설비(ALPS)’로 거를 수 없다.
분석 결과, 한국 근해에 삼중수소가 섞인 오염수가 유입되는 건 방류 4~5년 뒤일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방류가 시작된다면 2027~2028년에 삼중수소가 도착한다. 다만 이로 인해 한국 근해의 삼중수소량이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연구진은 예측했다.
방류 10년 뒤 예상되는 삼중수소 유입 농도는 ㎥(세제곱미터)당 약 0.001Bq이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2021년 기준으로 펴낸 해양방사능 조사보고서를 보면 국내 해역의 평균 삼중수소 농도는 ㎥당 172Bq이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주장을 전제로 결과를 뽑아냈다는 점이 이번 시뮬레이션의 문제로 지적된다. 도쿄전력 등은 “방사성 오염수를 ALPS에 통과시켜 정수기의 필터처럼 62개 핵종을 걸러낼 수 있고, 여기서 거르지 못하는 삼중수소만 물에 섞어 내보내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는 얘기다. 도쿄전력 홈페이지에 게시된 자료를 보면 현재 방사성 오염수는 원전 주변에 설치된 탱크에 담겨 약 130만t이 보관돼 있다. 이 가운데 도쿄전력이 정한 기준치 이하의 방사성 오염수는 전체의 34%에 그친다.
장마리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현재는 ALPS가 62개 핵종을 기준치 이하로 처리할 수 있다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면서 “그런데도 시뮬레이션을 ALPS가 삼중수소만 처리하지 못한다는 가정으로 작동시킨 건 일본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준용한 셈”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