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사용한 데이터 저작권 표시해야”…EU 첫 AI 규제 추진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스템에 사용된 원데이터의 저작권 공개를 의무화하는 등 규제안을 추진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의회 의원들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AI 규제법안 초안을 마련했다. 향후 EU 집행위원회, 유럽의회, 27개 회원국 간 삼자 협의에서 구체적 내용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 법안이 최종적으로 제정되면 AI와 관련한 광범위한 규제를 담은 첫 법률이 될 전망이다.

법률안은 AI 도구를 위험도에 따라 최소(minimal)부터 제한(limited), 높음(high), 수용불가(unacceptable) 등으로 분류한다. 등급 분류에는 AI의 생체 감시, 잘못된 정보 유포, 차별적 언어 사용 등의 기준을 적용한다.

초안은 고위험 AI 도구 사용을 금지하지는 않지만 이용 주체가 그와 관련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명시했다. 초안에 따르면 챗GPT나 미드저니 같은 생성형 AI의 경우 프로그램 작동에 저작권물을 활용했다면 그 내용을 밝혀야 한다. 일부 유럽의회 의원들은 생성형 AI의 학습 훈련에 저작권물을 아예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스벤야 한 유럽의회 부의장은 “의회는 AI를 더 규제해야 한다는 보수적인 관점과 과잉규제가 아니냐는 좌파적 환상까지 다 아우르며 AI를 적절히 규제하면서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고 경기부양과 혁신을 장려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오픈AI가 지난해 11월 챗GPT를 선보인 이후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최근에는 세계 각국에서 AI 오남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당국이 이달 초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챗GPT 접속을 잠정 차단했고 아일랜드, 프랑스, 독일 등도 규제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8일에는 미국 비영리단체 미래생명연구소(FLI)가 ‘GPT-4 보다 더 강력한 AI 개발을 최소 6개월 간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발표하고 20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 딥러닝 창시자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등이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