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신임 1차장, ‘특활비 상납’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 출신

박광연 기자
서울 내곡동에 위치한 국가정보원 청사. 국회사진기자단

서울 내곡동에 위치한 국가정보원 청사. 국회사진기자단

홍장원 신임 국가정보원 1차장이 과거 국정원장 비서실장이었다고 국정원이 27일 밝혔다. 박근혜 정부 당시 특수활동비 상납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의 비서실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날 홍장원 신임 1차장과 황원진 신임 2차장의 이력 등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김규현 전 국정원장과 권춘택 전 1차장, 김수연 전 2차장을 전격적으로 교체한 바 있다.

국정원에 따르면 해외 분야를 담당하는 홍장원 1차장은 1964년생으로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으며 특전사 707 특임대대 중대장(대위) 출신이다. 영국 공사와 국정원장 비서실장, 국정원장 대북특보 등을 역임했다.

홍 1차장이 원장 비서실장을 맡은 시기는 박근혜 정부 이병기·이병호 전 원장 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병기·이병호 전 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전달한 것과 관련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등 손실 혐의로 2021년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3년6월이 확정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서울중앙지검이 이병기·이병호 전 원장을 재판에 넘긴 2017~2018년 서울중앙지검장은 윤 대통령이었다. 이병기·이병호 전 원장은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의 대대적인 신년사면 당시 복권됐다.

특활비 상납 건으로 유죄가 확정된 전직 국정원장들을 보좌한 비서실장 출신이 새 1차장을 맡은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후임 원장 후보자를 발표하지 않은 상황에서 당분간 홍 1차장은 원장 직무대행도 맡는다.

국정원은 홍 1차장에 대해 “30년 넘게 국정원에 재직하며 주영국 공사 등 주로 해외 첩보 수집 및 공작 부서에서 탁월한 업무성과를 보였다”며 “소임 완수에 대한 책임 의식이 강하고 속도감 있는 업무 추진력과 함께 뛰어난 조직관리 능력을 보유했다”고 밝혔다.

황원진 2차장은 1962년생으로 서울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국제관계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국정원 북한정보국장 등 북한 관련 부서장과 국정원장 대북특보 등을 역임했다.

국정원은 황 2차장에 대해 “국정원에서도 북한정보 분야 외길만 걸어온 자타공인 최고 전문가”라며 “특히 조직 안팎에서 북핵 일타 강사로도 유명하다”고 밝혔다. 국정원 2차장은 대공 업무와 북한 정보 수집·분석 등 대북 업무를 전담한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규현 전 원장은 이날 이임하며 “대통령의 국가 운영에 가장 중요한 기관인 국정원을 바로 세우고 본연의 임무를 잘 수행하도록 하는 임무를 맡았는데 충분히 기대에 부응했는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김 전 원장은 “그러나 지난 정부에서 길을 잃고 방황했던 국정원의 방향을 정하고 직원 모두가 다 함께 큰 걸음을 내딛은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원장과 1·2차장 전격 교체와 관련해 정부·여당에 국회 정보위원회 소집을 요구했다. 이들의 교체는 정권 출범 이후 1년 반 동안 지속적으로 국정원 인사 갈등설 등 내홍이 불거진 데 대한 경질로 평가된다.

정보위 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과 정보위원인 이인영·이원욱·홍익표·김병기·소병철·김의겸 의원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국정원장과 1·2차장이 한날한시에 교체된 건 국정원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정보기관에서 대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정부는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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