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유대주의’ 파문 머스크, 결국 이스라엘 간다

노정연 기자

‘유대인 증오’ 게시물 답글 논란

광고 이탈로 970억원 손실 위기

피랍자 가족 만나며 수습 나서

‘반유대주의’ 파문 머스크, 결국 이스라엘 간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과 하마스에 억류된 피랍자의 가족들을 만난다. 최근 반유대주의 논란에 휩싸이며 머스크가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가 대규모 손실 위기에 처하자 이를 수습하기 위한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대통령실은 머스크가 오는 27일 헤르초그 대통령과 이스라엘 피랍자 가족들을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헤르초그 대통령이 머스크와 만나 온라인에서 커지고 있는 반유대주의와 싸우기 위한 행동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방송 채널12는 머스크가 헤르초그 대통령에 이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만난다고 보도했다. 아직 총리실에선 이와 관련한 별도의 언급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머스크의 이번 이스라엘 방문은 최근 그가 소유한 엑스를 둘러싼 반유대주의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추진되는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 15일 ‘유대인이 백인들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는 취지의 엑스 게시물에 동조하는 답글을 달았다. 이를 두고 유대인 단체와 테슬라 투자자들을 비롯한 월가에서 성토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일부 테슬라 주주들은 머스크의 일시 정직을 요구하기도 했다. 백악관도 머스크의 ‘인종차별적 증오를 조장하는 행위’를 규탄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여론이 악화되면서 미국 반도체 기업 IBM이 엑스에 대한 모든 광고 게재를 중단하는 등 광고주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현재 애플, 디즈니, 에어비앤비, 아마존, 코카콜라, 마이크로소프트 등 200개 업체가 엑스에서 광고를 중단했거나 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엑스는 연말까지 최대 7500만달러(약 970억원)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NYT는 추정했다.

이에 대해 엑스는 실제 손실 위험에 처한 광고 수익은 1100만달러(약 144억원) 정도로, 문서에 언급된 수치는 “일부 광고주가 광고를 재개한 상황이 반영되지 않았거나, 총 리스크를 파악하기 위한 내부 연습 차원에서 도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지난 22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된 모든 콘텐츠 수익을 가자지구 병원 등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일시 휴전이 성사되자 여론 진화를 위해 이스라엘행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머스크의 이번 회담이 “반유대주의 글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이를 잠재우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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