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구 자연증가 2만8000명 역대 최소···합계출산율 첫 1명대 붕괴

박광연 기자
김상민 기자

김상민 기자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처음으로 1명 이하로 떨어졌다.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와 맞물려 인구 자연증가 또한 역대 최고폭으로 떨어져 2만명대를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내년 인구 자연증가가 마이너스로 접어드는 상황이다. 결혼하지 않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 출산율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인구감소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은 27일 2018년 인구동향조사를 발표하며 이 같은 내용의 ‘출생·사망통계 잠정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의 출생·사망 신고분을 집계하고 지연된 신고분을 추정하는 방법으로 통계를 분석했다.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2017년 1.05명에서 지난해 0.98명으로 감소했다. 출생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래 최저치로, 처음으로 1명 이하로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유일하다. 통계청은 현재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합계출산율을 2.1명으로 본다.

합계출산율 추이. 통계청 제공

합계출산율 추이. 통계청 제공

출생아 수 또한 32만6900명으로 역대 최저치였다. 2017년 대비 3만900명(-8.6%) 감소했다.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는 지난해 6.4명으로 2017년 대비 0.6명(-8.8%) 줄었다.

사망자 수는 2017년 대비 1만3400명(4.7%) 증가한 29만8900명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조사망률(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은 5.8명으로 지난해보다 0.3명(4.6%) 증가했다.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증가는 지난해 2만8000명으로 역대 가장 낮았다. 2017년 대비 4만4000명이 줄었는데 61.3%의 감소폭 또한 역대 최고치였다.

인구 자연증가(출생-사망) 추이. 통계청 제공

인구 자연증가(출생-사망) 추이. 통계청 제공

출산율은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감소했다. 특히 주 출산연령으로 분류되는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여성의 1000명당 출산율은 각각 41명과 91.4명으로, 2017년 대비 14%·6%씩 감소했다. 처음으로 30대 후반 출산율(46.1명)이 20대 후반 출산율을 앞질렀다. 35세 이상의 고령 산모 구성비는 2017년보다 2.4%포인트 증가한 31.8%였다.

둘째아와 셋째아 이상의 감소폭은 각각 10.5%와 19.2%로 첫째아 감소폭(-5.9%)보다 컸다. 이는 기혼자들이 자녀를 2명 이상 낳지 않으려는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합계출산율은 17개 시도에서 모두 감소했다. 감소폭은 대전(-11.3%), 울산(-10.2%), 전북(-9.3%) 순으로 컸다. 2017년 대비 출생아수 감소 또한 대전(-13.8%)·울산(-13.1%)·전북(-11.9%) 순이었다. 합계출산율 수치는 세종(1.57명), 전남(12.4명), 제주(1.22명) 순으로 높았고, 서울이 0.76명으로 가장 낮았다. 세종은 유일하게 출생아수가 5.7% 늘었다.

사망자 수 추이. 통계청 제공

사망자 수 추이. 통계청 제공

사망자를 살펴보면 남성은 70대(4만4000명), 여성은 80대(5만6000명)에 가장 많았다. 2017년 대비 지난해 남성 사망률은 1000명 기준 6.3명으로 4.4% 증가했고, 여성 사망률은 5.4명으로 4.8% 증가했다. 남성 사망률이 여성 사망률보다 높은 편으로, 60대의 경우 사망률 성비는 2.8배로 최대였다.

지난해에는 1월과 12월 사망자수가 1·2위를 기록했다. 특히 2017년 대비 지난해 1월·2월 사망자 수 증가율이 각각 21.9%·9.3%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1~2월 기온이 1973년 이후 가장 낮아 겨울한파에 취약한 고령인구 사망률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시도별 1000명당 사망률은 전남(9.2명)·경북(8.4명)·전북(7.9명) 순으로 높았고, 세종(4.3명)·서울·경기(4.7명)·울산(4.6명) 순으로 낮았다. 인구 자연증가를 보면 경기·서울 등 9개 시도에서는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많았고, 경북·전남 등 8개 시도는 사망자수가 더 많았다.

통계청은 인구감소 속도가 빨라져 인구 자연증가가 마이너스로 접어드는 시점이 당초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합계출산율 0.98명은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수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향후 1·2세대, 30년이 지날 때 인구감소속도가 빨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조만간 (인구 자연증가가 마이너스로 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출산율이 감소한 원인에 대해서는 “인구구조적 측면보다는 미혼율이 늘어난 것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Today`s HOT
올림픽 성화 도착에 환호하는 군중들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이스라엘공관 앞 친팔시위 축하하는 북마케도니아 우파 야당 지지자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영양실조에 걸리는 아이티 아이들
폭격 맞은 라파 골란고원에서 훈련하는 이스라엘 예비군들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