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SUV 도심 주차 요금 3배 올린다

정원식 기자
한 스포츠 유틸리 차량(SUV)이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내를 달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한 스포츠 유틸리 차량(SUV)이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내를 달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프랑스 파리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도심 주차 요금을 세 배 더 올리기로 했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파리 시당국은 SUV를 파리 시내에 주차할 때 주차 요금을 현행보다 3배로 올리는 방안을 놓고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54.5%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투표율은 5.7%에 그쳤다.

사회당 소속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파리 시민들은 분명한 선택을 했다. 다른 도시들도 (파리를)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부터 파리 시민이 아닌 사람이 소유한 1.6t 이상 SUV(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또는 2t 이상 전기차가 파리 도심에 주차할 경우 주차요금이 현행 시간당 6유로(약 8600원)에서 18유로(약 2만6000원)로 오른다. 파리 외곽에서는 주차요금이 현행 4유로(약 5800원)에서 12유로(약 1만7000원)로 인상된다. 파리 거주자 또는 파리 근무자들에 대해서는 주차요금을 면제해준다.

파리시가 SUV 주차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차량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양을 줄이기 위해서다. SUV는 일반 차량에 비해 연료를 15% 더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고가 났을 때 더 큰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도 파리시가 SUV 주차요금을 인상하는 이유다.

이달고 시장은 SUV 사고시 행인이 사망할 가능성이 일반 차량보다 두 배 더 높다고 말해왔다. SUV 대형화로 인한 주차공간 부족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비영리기구인 유럽 교통환경연합(T&E)에 따르면 유럽의 SUV는 2년마다 폭이 1㎝씩 커지고 있고, 일부 신형 SUV는 일반적인 주차 공간보다 폭이 넓다.

세계자연기금(WWF) 프랑스 지부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프랑스에서 SUV는 7배 증가했다. 신차 판매량 중 SUV의 비중도 40%에 이른다.

운전자 권리 옹호 단체 ‘4000만 운전자들’은 최신 SUV 차량은 2011년 이전에 출시된 소형 디젤 차량보다 오염물질 배출량이 작다며 시당국의 조치가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이 단체 대변인 피에르 샤서레이는 “(가족이 많이 타는) SUV에 중량을 기준으로 벌금을 매기는 것은 가족을 처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재선한 이달고 시장은 도보나 자전거로 15분 이내에 도달 가능한 생활권을 조성하는 ‘15분 도시’ 계획 등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파리시는 84㎞ 길이의 자전거도로를 설치했고 지난해 4월에는 주민투표를 통해 전동 킥보드 대여를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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