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냉면 맛집 ‘을지면옥’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

최미랑 기자
‘세운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돼 철거가 시작된 서울 청계천·을지로 일대 ‘공구거리’의 모습. ‘60년 전통의 공구거리’로 유명한 이 지역의 일부 구역은 이미 재개발로 전면 철거가 진행됐거나 곧 철거를 앞두고 있다. 선명수 기자

‘세운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돼 철거가 시작된 서울 청계천·을지로 일대 ‘공구거리’의 모습. ‘60년 전통의 공구거리’로 유명한 이 지역의 일부 구역은 이미 재개발로 전면 철거가 진행됐거나 곧 철거를 앞두고 있다. 선명수 기자

1985년부터 서울 을지로에서 영업해온 이북식 냉면집 ‘을지면옥’이 서울시가 추진하는 청계천·을지로 재개발 사업 구역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을지면옥 등 일부 가게 사장들은 재개발에 반대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을지면옥은 종로구 장사동, 중구 을지로동·광희동에 걸쳐있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세운 3-2구역)에 포함돼 있다. 이 구역은 2017년 4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다음 단계인 관리처분계획을 통과하면 주변 공구상 거리처럼 철거에 들어가게 된다.

을지면옥 측은 이 구역 재개발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재개발 구역 내 땅 주인 75% 이상의 동의만 있으면 재개발을 할 수 있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따라 앞으로 이곳에서 나가야 한다.

을지면옥 사장을 포함해 이 구역 땅 주인 14명은 2017년 7월 서울 중구청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사업시행인가 무효확인소송’을 내 현재 진행 중이다. 재개발 계획 인가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었으니 인가는 무효임을 인정해 달라는 취지다.

‘평양냉면 맛집’으로 잘 알려진 을지면옥은 1969년 문을 연 경기 연천의 평양냉면집 주인 김경필 할머니의 두 딸이 서울에 낸 가게 중 하나다. 나머지 하나인 필동면옥과 함께 오늘까지 성업하고 있다.

을지면옥 뿐만 아니라 세운재개발구역에 포함된 오래된 상점 다수가 문을 닫거나 이사를 가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세운3-2구역에는 앞으로 한호건설이 지하 7층, 지상 20층 규모 오피스 빌딩과 상가를 지을 예정이다.

인근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해 10월 관리처분 인가가 나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철거가 시작됐다. 60년 역사의 청계천·을지로 일대 ‘공구거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재개발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60년 역사’ 청계천 공구거리 밀고 재개발..“이게 서울시 도시재생인가”">" target=_blank>‘60년 역사’ 청계천 공구거리 밀고 재개발..“이게 서울시 도시재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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