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 더 편해”…포털, 유튜브 시대 ‘생존 비상’

주영재 기자

2월 총 사용시간 257억분 기록…2년 새 3배 늘어 1위 올라

10~20대 중심 급성장…압도당한 네이버·카카오톡 위기감

“영상이 더 편해”…포털, 유튜브 시대 ‘생존 비상’

“네이버의 ‘심장’ 검색을 유튜브가 차지했다.”

검색 시장은 이제 더 이상 포털의 전유물이 아니다. 2017년 한 해 동안 네이버 PC에서 가장 많이 입력된 검색어를 집계한 결과 ‘유튜브’가 1위에 오를 정도다. 심지어 유튜브가 잘못 표기된 ‘유투브’도 18위를 차지했다. 모바일에서도 ‘유튜브’가 ‘날씨’에 이어 최다 검색어 2위를 차지했다.

글보다 영상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유튜브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포털의 시대가 지고, 유튜브 시대가 오고 있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할 정도다. 국내 포털 등이 동영상 콘텐츠 투자를 강화하고 있지만 따라잡기에는 버거운 게 현실이다.

앱 조사기관 와이즈앱이 7일 국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을 표본 조사한 결과 유튜브 사용시간은 2년 새 3배 이상 늘었다. 유튜브의 월 총 사용시간은 2016년 3월 79억분으로 당시 카카오톡(189억분)이나 네이버(109억분)보다 적었으나 올해 2월에는 257억분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카카오톡과 네이버, 페이스북은 2년 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거나 소폭 하락했다. 닐슨코리아의 ‘모바일 이용행태 데이터’를 봐도 지난해 12월 동영상·방송 분야 모바일 앱에서 유튜브의 시간점유율은 70.6%에 달했다.

10~20대를 중심으로 모든 정보 검색을 유튜브에서 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동영상 감상뿐만 아니라 정보를 검색하는 ‘포털’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들은 주로 유튜브에서 하우투(HOW TO) 영상을 찾는다. 요리법이나 화장법, 드론 조종법 같은 하우투 영상은 창작자가 직접 시연을 해 이해하고 따라하기 쉽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1주년 기조연설에서 “10대 딸이 최근 드론을 구입했는데 사용법을 유튜브에서 익히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부동산 검색도 직방·다방 같은 앱에서 유튜브로 옮겨 가는 추세다. 조작이 가능한 사진과 달리 영상으로 보면 집의 상태를 더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검색의 중심이 유튜브로 넘어가면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승자독식’ 현상이 강한 IT업계의 특성상 유튜브가 생존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동영상 광고 시장은 유튜브가 압도하고 있다.

네이버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개인화 검색’을 대안으로 준비하고 있다. 방탄소년단 팬들에게 방탄소년단 관련 영상이 검색 결과 상단에 뜨도록 하는 것이다. 실시간 동영상 분야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한 기술 고도화와 함께 네이버TV,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브이라이브’ ‘웨이브’를 중심으로 콘텐츠 투자도 강화키로 했다. 카카오TV는 영상 속 패션, 잡화, 가구, 가전 등의 정보를 확인하고 구매까지 가능한 비디오테그 서비스를 시도할 계획이다. 영상 창작자들과의 제휴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업계에선 “이미 게임이 되지 않는 상황이 왔다”고 본다. 플랫폼에 쌓이는 영상 콘텐츠의 양과 종류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나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올리는 유튜브와 달리 국내 업체들은 창작자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2007년 도입돼 2012년 위헌 판결을 받을 때까지 존속한 ‘제한적 본인 확인제’에 따른 타격도 컸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실명제를 강화하고 명예훼손 주체가 아님에도 검찰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게시자를 기소할 수 있는 제도다. 이에 아프리카TV와 엠군, 판도라TV에서 활동하던 창작자들이 유튜브로 대거 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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