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인구, 수도권으로 유출…지역 균형발전 취지 ‘무색’

김희진 기자

10개 도시 순이동 ‘-57명’…올 전출자수, 전입자수 첫 역전

주변 지역 인구만 흡수…공공기관 추가 이전 등 대책 필요

올해 전국 10개 혁신도시에서 수도권으로 빠져나간 인구가 역으로 수도권에서 혁신도시로 이동한 인구 규모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균형발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집중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인구 분산을 위해서는 공공기관의 추가 지방 이전 등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전국 혁신도시 전출·전입 시·도별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7월 기준 수도권에서 혁신도시로 이동한 순이동자 수는 ‘-57명’이다. 혁신도시 전출자가 전입자 수를 넘어선 것이다.

수도권에서 혁신도시로 이동한 순이동자 수는 그간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였다. 2015년부터 매년 9406명→5775명→4099명→2115명으로 낮아졌고 지난해 1028명에서 올해는 역으로 혁신도시에서 수도권으로 순이동한 인구가 더 많아졌다. 지난 5년 동안 혁신도시의 수도권 전입자 수가 줄어들 때 역방향의 전출자 수는 늘어났다는 뜻이다.

혁신도시는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과 함께 대학·연구소 등이 협력하고, 질 좋은 정주환경을 갖추도록 조성한 도시를 뜻한다. 정부는 2005년 이후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고 지역 발전을 꾀하기 위해 부산, 대구, 광주·전남 등 10개 지역에 혁신도시를 건설해왔다.

대다수 혁신도시에서는 2017년을 기점으로 수도권으로부터 유입되는 인구가 감소했다. 대구혁신도시의 경우 2015년 수도권에서 525명이 순이동했으나 2016년 330명, 2017년 107명으로 감소했다. 2018년부터 -130명으로 전출자가 전입자를 넘어서며 2019년 -344명, 2020년 -236명을 기록했다. 전북혁신도시는 2017년부터, 경북혁신도시는 2018년부터 전출자가 더 많아진 상태다. 2020년 7월 기준 세 자릿수 순이동자 수를 유지 중인 혁신도시는 강원·충북 두 곳뿐이다.

2013~2016년 동안은 수도권에서 혁신도시 등 지방으로 인구가 순이동하는 성과를 냈다고 평가받았으나 2017년쯤부터 흐름이 뒤집어진 것이다.

혁신도시는 대신 주변의 인구를 빨아들였다. 지난 5년간 혁신도시가 위치한 시내 다른 지역에서 혁신도시로 이동한 순이동자는 전체 순이동자 대비 50.5%에 달한다. 예컨대 2015년부터 2020년 7월까지 경남혁신도시인 진주시 충무공동에 전입한 사람(순이동자 기준) 1만8355명 중 1만2632명(68.8%)이 경남 내 다른 지역에서 이동한 식이다. 주변 지역에서 혁신도시로 순이동한 비율은 경북(55.6%), 강원(53.9%) 전북(48.5%), 대구(40.2%)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도권에서 혁신도시로 이동한 순이동자 비율은 2015년 21.6%에서 2019년 8.8%로 감소했다.

10개 혁신도시별로 보면 지난 5년 동안 순이동자 중 수도권에서 온 비율은 제주(37.2%)와 강원(26.6%), 충북(25.8%)을 제외하면 경북(15.6%), 광주·전남(14.9%), 경남(8.6%) 등 20% 미만이었다. 대구(1.3%)는 최저치를 보였다.

김윤덕 의원은 “정부는 주민등록인구상 혁신도시의 계획인구 76% 이상을 달성했다고 하지만, 사실상 수도권이 아닌 주변 구도심 인구를 블랙홀처럼 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혁신도시가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공공기관의 추가 이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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